본문 바로가기
교환일기

교환학생 D-day 인천공항에서 오사카 대학 토요나카 캠퍼스까지

by mtoc 2019. 4. 2.

인천공항에서 출발

전날 나는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해서 다락휴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4시 20분에 눈을 뜨고 50분만에 출발층으로 갈 수 있었다.

인천공항이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특히 이 시간에 풀 메이크업한 분들은 리스펙트 그 자체...

화장을 하는 게 놀라운 게 아니라 난 졸리면 절대 렌즈를 못 끼기 때문이었다.

전날 든든하게 먹어서 그런가 그렇게 졸리진 않았다.

 

문제는 셀프체크인을 했더니 출력된 좌석이 내가 사전에 지정했던 좌석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때 나는 직감했다. 수화물 무게가 초과되어도 봐주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게임 오류가 나면 버그가 고쳐질 생각보다는 보상 먼저 받을 생각을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어찌저찌해서 내가 배정받은 좌석은 2열 창문쪽이었다.

5열이었는데 2열이 되었으니 더 좋아진 셈이다.

게다가 에어서울의 민트존은 15000원 더 내야 이용할 수 있는데 그냥 배정받았으니 개꿀

날씨도 좋으니 출발이 지연될 일도 없었다.

내 옆에는 아무도 타지 않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아침의 햇살이 눈부셔서 창문을 내렸더니 금방 잠이 왔다.

 

간사이 공항 도착

한참 잘 자다가 창문 올리라고 해서 일어나니까 간사이 공항이었다.

간사이 공항은 처음이기에 도착 기념으로 도착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서는 으레 일본 공항에 오면 하는 지문 찍기나 그런 것.

사실 다른 나라는 잘 모른다. 살면서 출국했던 이유의 80퍼센트가 일본이다.

 

입국 심사

교환학생 등 3개월 이상 체류하려는 사람은 그냥 입국 심사 줄에 서면 안 되고

'중장기 체류' 줄에 서야 한다. 그게 오늘 줄이 꽤 길었다.

여권을 검사하는 직원에게 '普通こんなに長いんですか?'하고 물어봤더니 '今日は多いですね、春から。'하고 대답해주셨다.

오늘 그냥 유학생들도 많이 오나보다.

동남아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단체복을 입은 사람들도 꽤 보였다.

내 차례가 거의 다가올 때쯤 한국인 학생들도 몇 명 들어왔다.

입국심사는 별 거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면 '자격외활동허가서'를 작성해가면 되는데

이건 옛날 거라 다시 작성하라고 직원이 종이를 주었다.

별거 없고 날짜와 서명만 하면 된다.

별 질문도 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싱겁게(?) 발급된 재류카드를 받아드니

앞으로 5개월간 일본에 있는다는 실감이 아주 조금 났다.

 

공항 리무진, 한큐 다카라즈카 선

간사이 공항에서 리무진은 행선지별로 거의 10개가 있다.

그 중, 신한큐 호텔로 향하는 정류장은 5번이다.

오늘 운이 좋았던 건지 나가자마자 버스가 도착해 있어서 부랴부랴 티켓을 뽑고 타느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오사카역 앞(우메다)까지 가는 티켓은 1550엔이다.

열심히 졸고 있으려니 금방 우메다역에 도착했다.

짐은 그곳에 있는 직원들이 내려준다. 아까 티켓을 건네주고 받은 번호표를 다시 드리면 된다.

한큐 우메다역에 도착해 곧장 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철을 탈 수 있다.

의자가 뭔가 엘레강스했다.

실제로도 푹신했고.

광고가 인상적이어서 찍어봤다.

마음은 터놓아도 짐은 부딪치지 말자 뭐 이런 뜻인데 일본은 저런 라임을 좋아하는 듯하다...

 

택시 타고 오사카 대학 토요나카 캠퍼스로

이시바시역에 내려서 토요나카 유학생 회관으로 가려면 20분을 걸어야 한다.

내 힘으론 이걸 들고서 그곳까지 절대 걸어갈 수 없었다.

동쪽 출구로 나가는 것만 해도 낑낑거리면서 짐 들고 올라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는 듯했다 ㅠㅠ 너무 힘들어보였나 보다...

올라가면 바로 택시 승강장이 보인다.

줄 서서 타면 된다. '공차'라고 써진 택시들이 조금 기다리면 차례차례 들어온다.

내가 캐리어를 가지고 있으니 뒷문이 먼저 자동으로 열리고 기사님이 짐을 실어주러 내리셨다.

이 정도 서비스면 좀 비싸게 주고 타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님은 내가 먼저 '窓を開けてもいいですか?'하고 물어볼 때까지 말을 하지 않으셨다.

사실 한국 택시보다 굉장히 편했다. 차의 연식은 조금 오래된 것 같았지만 한국에서는 5천원 정도 나올 거리를 760엔 주고 탔어도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았다.

내가 Toyonaka International House를 일본어로 모르고 있어서 그냥 근처의 문학부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짐도 내려주셨다.

 

토요나카 유학생회관으로

알고보니 어차피 그쪽에서 내리면 걸어가야 하더라.

그래도 벚꽃 구경도 하면서 걸어갔다.

캐리어 소리가 관종스러웠지만 난 상관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런 사람 처음 보는지 학생들이 자꾸 쳐다봐서 조금 부끄러웠다 흑흑

 

일본의 행정은 아직도 아날로그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유학생의 경우는 더 그런 듯하다... 아무래도 유학생 시스템 설계하는 것보다는 이게 더 쉽겠지

나는 C Wing에 머물게 되지만 등록은 A, B Wing의 사무실에서 해야 한다.

계약서, 차 금지서 같은 걸 미리 작성해가면 직원분이 내 이름을 대조해보고 이것저것 알려주신다.

방 열쇠를 받았는데 문득 한 달 간의 고시원 생활이 떠올랐다. 덕분에 열쇠는 안 까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건물은 낡았지만 쓸만할 정도로는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냥 일본 건물 같았다.

방안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아마 건너편 보이는 건물은 기초공학부...

기초공학부 수업을 많이 들어야겠다.

Information 관련 수업 들으려면 어차피 저쪽 수업 들어야 한다.

옆에 운동장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운동복을 입은 학생들이 꽤 보였다.

캐리어는 그냥 던져두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근처 탐방, 미노까지 걷기

나갈 때만 해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근처에 카페, 빵집, 편의점밖에 없다는 사실에 놀라며 식당을 찾아 정처없이 걷다가

맥도날드에서 클럽하우스 세트를 먹었다.

미노 쪽에 있는 니토리에 들렀다가 나오니

반절은 흐리고 반절은 맑았다.

그리고 곧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비바람이 불었다.

이 동네 날씨 왜 이래 하고 화장지 등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들렀다 나오니

하늘이 또 맑아졌다.

햇살이 밝게 비치는데 비가 내리는 풍경이 예뻐서 오른손으로 짐을 들고 왼손으로 부들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오늘의 전리품

일본은 난방으로 히터를 쓰기 때문에 슬리퍼가 필수다.

니토리에서 370엔에 샀다.

저 컵들은 하나에 190ml인데

4개 세트로 185엔이다.

뒤에 보이는 세제와 스폰지는 각각 100엔, 150엔

깔개도 185엔이었던 듯하다.

컵까지 씻고 침대에 20분만 누워있자고 하던 게 푹 자는 바람에 밤이 되어버렸다.

 

늦은 저녁

근처에 식당도 없으며 나는 오늘 막 온 이방인인 관계로... 세븐일레븐으로 향했다.

건널목에서 도라에몽이 반겨줬다

왠지 신라면을 팔고 있었다.

한국 것과는 맛이 좀 다르려나?

오늘 산 것

천연수 91엔

사이다 129엔

검 치약 328엔??

도시락 498엔, 키츠네 우동 120엔 정도, 닛카 203엔이었던가

도시락 구성은 고로케, 함박, 새우튀김, 닭튀김, 연어구이

연어구이가 아주 밥도둑이었다 ㄹㅇ 짜가지구 밥 많이 먹어야댐

새우 튀김이 생각보다 통통했다. 우리나라 튀김처럼 새우랑 튀김옷 사이가 많이 벌어져 있지도 않고...

사이다는 먹을 만하다. 코카콜라가 비싸니 종종 사먹을 듯

 

오늘 교통비, 파스모 충전까지 해서 7천 엔 정도 썼다

내일은 우메다에서 밥을 먹고 돈키호테에 가보려고 한다

소바 먹을 생각에 두근두근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