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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일기

교환학생 D-4 그동안 한 것들

by mtoc 2019. 3. 28.

재류자격인정증명서는 3월 19일 화요일에 도착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자 발급 받은 다음에 준비 시작해야지, 하고 있었던 건 굉장히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을 깨달았다.

일주일간 준비하느라 시간이 다 지나가버린 것 같으니 그것들을 기록해본다.

3월 22일 금요일, 비자 신청하기

2시쯤에 용산역에 도착해 종각역으로 향했던 것 같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환승을 해서라도 안국역에 갔을 것이다.

신청서를 미리 작성해오는 것이 좋다는 것도 모르고 갔다가 3000원씩이나 주고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컬러복사하고 신청서를 출력했다.

그리고 절대 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신청서를 작성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오사카대학 일본 주소를 모르겠는 것이었다.

적고 보니 틀린 것 같았지만 어떤 블로그의 후기에서 날짜가 틀려도 정정해줬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냥 제출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학교 주소뿐만 아니라 최근에 일본에 갔다온 날짜도 틀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월 25일 월요일, 비자 발급받기

23일, 24일 신나게 놀고

한국어 공부하러 미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연대앞에서 닭갈비를 먹고

신촌역에서 안국역으로 향했다...

사실 그냥 연대 근처에서 버스 타고 가는 게 더 쉬웠을 것이다.

광화문 표지판을 보고도 왜 지하철을 타고 갔던 이유는 그날이 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며 일본대사관에 도착했고 여권을 돌려받았다.

여권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스테플러로 고정시켜서 돌려준다.

비자란 그저 여권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스티커일 뿐이었지만 한 5초 동안 행복했다.

발걸음이 가벼워졌음을 잠시 느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이번에는 버스를 탈 생각을 했다.

종로는 교통이 헬이다. 난 절대 종로에 숙소를 잡지 않을 것이다.

하고 절실하게 느꼈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고 헬스런 횡단보도를 건너 결국 나는 가장 익숙한 안국역으로 갔는데

환승이 아니라 역과 역 사이를 걸어가는 정도의 거리였다.

발바닥 아래가 유난히 딱딱하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ㅠㅠ

3호선 타고 센트럴시티가면 바로 가는데 ㅠㅠㅠㅠ 지방에 사는 서러움을 느끼며

용산역에 도착해 50분간 기차를 기다렸다.

오전부터 계속 시간에 쫓기듯이 다니다가 느긋하게 폰 좀 하고 있으려니 시간이 정말 잘갔다.

집에 오니 아침에 서울에 있었던 게 꿈같이 느껴졌던 하루였다.

3월 26일, 도장 주문 그리고 체크카드

도장은 이틀 정도면 온다길래 느긋하게 주문했다.

4푼 도장에 성+이름 도장과 성만 새겨진 도장을 주문했는데 제대로 오려나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을이 갑보다 도장 크기가 크면 안 된다고 해서 4푼 해가는 거라는데

그럼 알바할 때 계약서에 사장님도 도장 찍는 건가?? 궁금하다.

그리고 대망의 체크카드...

하나은행 비바가 교환학생 갈 때 유리한 것은 알고 있었는데 내 게을러터진 성격이 문제였다.

어차피 비바플러스는 물 건너간 것이었다.

만약 금요일에 도착한다면 헐레벌떡 하나은행으로 달려가 결제계좌를 바꿔줄 것이지만... 그럴 리가 없겠지.

다음날 되든 안 되든 하나은행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차선책을 알아보니 우리썸카드가 괜찮은 것 같았다.

저번 주 화요일에 어피치 카드가 귀여워서 국민 계좌를 만들었었는데 설마 이게 내 발목을 잡겠어 하고 생각했다.

어차피 요즘 통장 개설하려면 증빙 서류가 따로 필요하고, 단기(20일 이내) 다수 계좌 개설이 어렵다하더라도 분명한 목적이 있으면 된다는 글을 봐서인지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3월 27일, 체크카드 발급

난 솔직히 그냥 썸카드만 발급받을까 생각했다.

내가 사는 곳에는 하나은행이 없었다... 의지가 약해졌다.

그래도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뒹굴기밖에 더하지 않으니 11시에 몸을 일으켜 딸기 8갠지 10갠지를 먹고 정시에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다... 그곳은 터미널이 아니라 정류소 내지 승강장이다.

0분차로 버스를 타는데 기사님이 '원래 딱 맞춰 오는 거냐'고 물으셨다.

조금 민망해졌는데 기사님은 요금이 얼만지 모르고 계셨다.

버스의 중간 자리에 앉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하며 창가만 하염없이 내다 봤다.

하나은행에 가까워 질수록 설렁탕 테이크아웃한 김첨지마냥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싶었지만 되든 안 되든 차비가 아까우니 물어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은행 문을 열고 들어갔다.

결론은, 담당 은행원분께서 눈물나게 친절하셨다. 마지막에는 이 카드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꼭 다른 카드도 만들어가라고 당부도 해주셨다... 솔직히 일처리가 빠르신 편은 아니었지만 30분 동안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눴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것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 나도 내가 아는 이야길 했다.

광주의 금남로는 은행이 즐비해 있는 거리이다.

우리은행 건너건너에 우리은행이 있고

하나은행 건너건너에 하나은행이 있다.

그리하여 나는 하나은행에서 걸어서 4분 정도 걸리는 우리은행에 가게 된 것이다.

때마침 알파문구가 있어 그곳에서 500원 주고 컬러로 항공권 복사를 하고,

우리은행의 문을 열어제꼈다...

하나은행은 대기번호가 51이었는데 우리은행은 125였다.

이용객수는 은행 크기에 비례하는 것인가 생각하며 지루하게 내 차례를 기다렸다.

다소 긴 기다림의 끝에 돌아온 말은 '어렵다'였다.

나는 어차피 발각될 예정이므로 솔직하게 말했다. 방금 하나은행에서 계좌 만들고 왔다고.

그랬더니 단기 다수 계좌 개설은 어렵다고 말하는 은행원에게 증빙 서류 가져왔다고 두세 번 바꿔서 말하니 그제서야 계좌 개설이 가능해졌다.

결국 은행 업무 마감 8분 전에 나만의 미션 임파서블을 끝냈다...

그리고 두 시간 동안 신발을 사고 티셔츠를 사고 서브웨이를 가고 마카롱 사들고 에뛰드 좀 구경했는데 생각해보니 어떻게 이걸 다 했지?

아무튼 아직 해외에 가져갈 체크카드를 못 만들었다면 침착하게 항공권비자를 발급받은 후의 여권을 가져가서 만들어달라고 하자.

나도 모르게 간절하게 말하게 되더라...ㅠㅠ

3월 28일, 오늘의 계획

니토리에서 미리 이불을 주문할 계획이다.

오사카대학에서 공대생인 나는 덜컥 토요나카 기숙사를 신청했다.

공대는 스이타 캠퍼스에 있다. 토요나카 캠퍼스와 스이타 캠퍼스는 약 40-50분 거리...

어쩔 수 없이 외국에 가서도 동선을 고려하여 수강신청을 해야할 처지에 놓인 것이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Internation house Toyonaka에는 냉장고도 있고 세탁기도 있고 싱크대도 있고 가스렌지도 있고 침대도 있지만 이불이 없다!

이불 하나 쓰자고 ems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검색해보니 니토리란 곳에서 침구 6셋트를 판다고 해서 그곳에서 주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숙사로 배달시키려면 방 번호를 알아야 한대서 문의넣고 이걸 쓰고 있다.

아직 주말에 렌즈도 사야하고 밤에 주문한 화장품들이 과연 금요일까지 올까 의문이다.

역시 삶은 스릴의 연속인 듯하다

목요일에 할 것

  • 옷 하나 반품
  • 비상약 사기(화이투벤, 진통제, 소화제 등)

주말에 할 것

  • 렌즈 사기
  • 봄 점퍼 하나 사기

이래가지고 짐은 언제 쌀지 참 걱정된다.

나는 24인치 캐리어 하나랑 백팩 들고 갈 건데 다들 많이 싸가나??

나는 내 방식대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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